뇌종양 중 가장 공격적인 형태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 GBM)은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2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인 암입니다. 기존의 치료법으로는 최대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 후, 화학요법(테모졸로마이드, TMZ)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료 후에도 재발을 경험하였으며,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교모세포종 환자들이 항경련제인 레비티라세탐(Levetiracetam, LEV)을 장기 복용할 경우 생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분석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LEV을 60일 이상 장기 복용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높았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뇌종양 생존율과 항경련제 레비티라세탐의 관계에대해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1. 교모세포종과 항경련제 사용
✅ 왜 교모세포종 환자들은 항경련제를 복용할까?
- 교모세포종 환자의 약 30~60%가 발작(간질 증상)을 경험합니다.
- 뇌종양으로 인해 신경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흥분하면서 발작이 발생합니다.
- 항경련제는 이러한 발작을 억제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 레비티라세탐(LEV)과 기존 항경련제(VPA) 비교
- 기존 항경련제인 발프로산(Valproic Acid, VPA)과 달리, LEV은 간독성이 적고, 약물 상호작용이 적어 선호되는 약제입니다.
- 연구에 따르면, LEV은 단순한 항경련 효과뿐만 아니라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번 연구에서는 LEV의 장기 복용이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였습니다.
2. 연구 개요 –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 분석
✅ 연구 방법
- 대한민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여 2007~2018년 사이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은 환자 2,971명을 분석
- 연구 대상자는 다음과 같이 두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
- LEV 단기 복용 그룹(30일 미만 복용) – 1,319명
- LEV 장기 복용 그룹(60일 이상 복용) – 1,652명
- 생존율 비교를 위해 카플란-마이어(Kaplan-Meier) 생존 분석 및 COX 회귀 분석을 사용
✅ 연구 결과 요약
- LEV 장기 복용 그룹의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높음
- 단기 복용 그룹: 평균 생존 기간 17.64개월
- 장기 복용 그룹: 평균 생존 기간 19.06개월
- 생존율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으며(p=0.005), 장기 복용할수록 사망 위험이 11%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남
- 수술 전 발작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LEV의 효과가 유지됨
- 발작 경험이 없는 환자만을 분석해도 LEV 장기 복용 시 생존율이 증가
- 즉, LEV은 단순히 항경련 효과를 넘어, 암세포 성장 자체를 억제하는 기전이 있을 가능성이 있음
- LEV과 기존 항경련제 VPA 비교
- VPA(발프로산) 장기 복용 그룹은 평균 생존 기간이 16.53개월로, LEV 장기 복용 그룹(19.06개월)보다 낮음
- 이는 LEV이 단순 항경련 효과를 넘어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추가적인 기전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
3. 레비티라세탐(LEV)이 생존율을 높이는 이유는?
✅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
- LEV은 MGMT(암세포의 DNA 회복 단백질)를 억제하여 화학요법(테모졸로마이드, TMZ)의 효과를 증가시킴
- 즉, LEV을 복용하면 화학요법이 암세포에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음
✅ 신경세포 활동 조절을 통한 항암 효과
- 뇌종양은 주변 신경세포와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데, LEV은 이러한 신경-종양 연결을 차단하여 종양의 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음
✅ 염증 및 면역 반응 조절
- LEV은 뇌 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면역 반응을 조절하여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을 할 가능성이 있음
4. 연구 결과의 의미와 임상적 시사점
✅ LEV은 교모세포종 환자에게 단순 항경련제가 아닌,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제로 고려될 수 있음
- 발작 여부와 관계없이 LEV을 장기 복용하는 것이 생존율 향상과 관련이 있음
- 기존 항경련제인 VPA보다 LEV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음
✅ 향후 연구 필요성
- LEV의 정확한 항암 기전을 밝히는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
- LEV과 다른 치료법(면역 치료, 유전자 치료)과의 병용 효과 연구 필요
✅ 임상적 적용 가능성
- 교모세포종 환자의 항경련제 선택 시 LEV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있음
- 특히, 화학요법(TEM)과 병행하여 사용할 경우 생존율 향상 효과가 더욱 클 가능성
5. 결론 – 레비티라세탐(LEV)이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까?
이번 연구를 통해 LEV 장기 복용이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 LEV을 60일 이상 복용한 환자는 단기 복용 환자보다 평균 1.5개월 더 생존
- 기존 항경련제(VPA)보다 생존율이 높아, LEV이 선호될 가능성이 큼
- 화학요법과 병행 시 더욱 효과적일 가능성
📌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LEV의 항암 효과가 더욱 명확히 밝혀진다면, 교모세포종 환자 치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